디아블로2-레저렉션 : 디아블로2의 화려한 부활

November 07, 2021 · 4 mins read

들어가며

2000년대 초반 디아블로2를 즐겼었던 3040 세대가 뜨겁게 열광할만한 소식이 들렸다. 2021년 2월 20일 블리즈컨라인에서 디아블로2를 새롭게 바꾼 디아블로2:레저렉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디아블로 시리즈와 같은 경우 2000년대 초반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한국 게이머들의 머리 속에 블리자드라는 개발사를 각인시킨 중요한 작품으로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스토리 라인으로 당시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었다.

후속작인 디아블로3도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었으며, 그리고 현재 개발중인 디아블로4 역시 한껏 기대를 받고 있을 정도로 블리자드의 중요한 타이틀인 만큼 사실 걱정도 뒤따라왔다.

기존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의 리마스터가 다소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또 뻔한 블리자드 식의 리마스터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라는 예상도 많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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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지 않았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리메이크라고 부르기는 애매하고 리마스터라고 부르기에는 기존 버전에 비해 조금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컨텐츠에 추가된 점이 없고, 게임 시스템도 동일하며 오히려 정말 약간의 편의성이 추가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기존에 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때와 다른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어떤 점이 이러한 호응을 유도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게임에 처음 접속하고 플레이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오고 놀랐던 점은 그래픽이었다. 게임을 시작하고 플레이하는 초반까지는 사실 크게 달라진게 없는데?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디아블로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분위기를 잘 살렸기 때문에 예전 그래픽도 괜찮은 수준이었다고 추억미화가 되었으며 게임 내 특수키로 이전 버전의 그래픽을 불러오자,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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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엄청난 차이가 있다]

위 스크린샷은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것으로, 인게임에서 보면 더 크게 차이가 느껴진다. 해상도의 경우에도 최신 해상도에 맞게 맞춰진 모습이 보이며, 그래픽도 개선 수준이 아니라 모든것을 바꿨다. UI 역시 가독성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정리되고 전체적으로 정돈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뻔했다.

게임성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았다는 얘기를 접했을 때,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역시 인벤토리 관련 부분이었다. 예전 버전에서 포션 1개에 인벤토리 1칸을 차지하는 시스템, 그리고 확장할 수 없는 인벤토리 때문에 게임 플레이를 하다 보면 인벤토리를 비우기 위해 마을을 자주 방문하곤 했다.

게임을 플레이 하며 옛 추억과 함께 이러한 불편한 점도 크게 다가오게 되었다. 물론 블리자드에서도 약간의 편의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계정 공유 창고 시스템을 넣어주긴 하였으나, 기본적으로 가방 칸이 적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이전에 걱정했던 불편함은 예상대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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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정 공유 창고가 있기 때문에 좋은 점은, 이전에는 다른 캐릭터에 아이템을 옮기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가 그 사람이 먹고 도망가는 경우가 있어 ‘인생은 실전이다’라는 명언을 되새기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간단히 공유 창고에 넣어 옮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걱정은 안해도 되는 점이 좋았다.

많은 것이 변했다.

디아블로2:레저렉션은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 게임도 게임이지만, 플레이하는 플레이어 본인들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내가 디아블로2를 플레이하던 때는 초등학생~중학생 정도로 그 때는 게임을 하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하루종일 하다가 부모님께 혼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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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2의 랜덤 맵 시스템은 정말 불편하다]

하지만 직장인이 되었고, 게임을 할 수 있는 자유와 게임을 살 수 있는 돈은 충분히 생겼지만 이제는 이렇게 불편한 시스템이 마냥 반갑지는 않게 되었다.

특히나, 디아블로2의 경우 컨텐츠가 제한되어 있으며 퀘스트 스토리 라인을 모두 클리어한 이후에는 아이템 파밍을 반복적으로 해야하는 상황이며 아이템을 어느정도 갖추지 않는 이상 난이도 역시 그렇게 쉬운 편은 아니기 때문에 현대 사회를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에게는 사실 쉽지 않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마치며…

디아블로2:레저렉션은 정말 잘 만들었다. 디아블로2에 대한 옛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었으며 과거 같은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게임이다.

그러나, 디아블로2:레저렉션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컨텐츠들은 이미 다 해본 컨텐츠들이다. 20년 전에 모두 해본 퀘스트이며 끊임없이 메피스토와 디아블로, 바알을 학살하였고 질리도록 파밍까지 해본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다들 공략을 알고 있기 때문에 빠른 진행이 가능하며, 그만큼 컨텐츠 소모도 빠르고 유저들의 이탈도 빠를 수 있다.

플레이하는 사람 수가 중요한 RPG에서 유저들의 빠른 이탈은 결코 좋지 못하나, 디아블로2의 경우 특유의 불편함으로 인하여 신규 유저(10~20대)의 유입도 쉬운편이 아니다.

디아블로2의 유저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컨텐츠의 추가가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글 초반에서 언급했던대로 디아블로4가 개발중이기 때문에, 아마 해당 게임에 많은 개발인력이 투입되어 신규 컨텐츠 추가는 사실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에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며, 디아블로2 특유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은 컨텐츠가 추가로 나오는 것을 바라며 디아블로2가 진정한 ‘레저렉션’을 할 수 있는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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